몇주전 우연히 기회가 되어 가야유니온텍에서 나온 픽업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듣는 브랜드라서 생소하신 분들도 많으실텐데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험버커의 파워와 싱글픽업의 선명함을 둘다 얻기 위해 고안된 픽업이라고 하시네요ㅎㅎ
실제로도 픽업을 보면 456번 줄이 험버커를, 123번 줄이 싱글픽업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입니다.
험버커 픽업과 싱글픽업은 성향이 다른 만큼 각자의 장단점이 뚜렷합니다.
제가 험버커 기타를 쓸때 느꼈던 아쉬움은 고음현에서의 해상도 였는데요,
험버커픽업으로는 뭔가 펜더기타나 싱글픽업 프론트톤에서 나오는 그런 또렷한 솔로톤을 만들어내기가 참 어렵더라구요.
강렬하고 두껍기는 하지만, 무언가 부한 느낌도 살짝들고....
반대로 싱글픽업은 까랑까랑하고 밝은 소리가 매력적이지만
역시 드라이브에서의 중량감, 그리고 잡음을 대표적인 단점으로 들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그런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는 아쉬움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나온
픽업이 바로 이 싱버커 픽업입니다.
다양한 라인업 중 제가 받은 픽업은 락 이노베이터라는 픽업이었구요,
강렬한 이름이랑 디자인과는 달리 범용성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진 픽업이라고 하네요.
빨간색이라는 픽업으로는 좀 희귀한? 컬러에 좀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으실텐데,
사장님께서 픽업 커버를 교체할 수 있게 여분의 다른색 커버도 보내주시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ㅎㅎ
이 픽업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기타는 11년부터 8년간 함께하고 있는 05년식 ESP HORIZON FR-1 모델이었습니다
현재 세션이나 녹음일 등을 할 때는 메인으로 PRS 기타를 쓰고 있기도 하고,
던컨 TB4 SH1.... 흔히들 국민조합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함께한지 8년차 되어가면서 슬슬 질렸기 때문인데요.
무언가 다른 매력의 소리를 내 줄 수 있는 기타가 제겐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역시 제일 사용기에서 중요한 것은 사운드겠지요.
샘플을 올리려고 했는데 녹음장비가 좀 말썽이라 ㅠㅠ 내일이나 모레 이 글에 다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운드야 사람들마다 듣는 귀가 다르니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성향으론 참 신기한 픽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ESP에 달아보니 기타 브랜드 자체가 바뀐듯한 느낌도 좀 드네요.
예전의 그 와일드함이나 거친 질감은 찾아볼 수 없었고,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질감의 소리가 납니다.
기타 자체의 선명도, 특히나 하이노트쪽에서의 음색이 깨끗하게 변했고, 피킹 뉘앙스를 잘 받아줍니다.
요새 유행하는 R&B쪽 플레이도 픽업성향상 잘 맞을것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이게인 드라이브에서도 음 하나하나가 묻히지않고 살아있고, 게인이 적은편도 아니라 메탈릭한 음악도 잘 묻어납니다.
왜 이노베이터 모델이 범용컨셉으로 나온 픽업인지 알겠네요. 활용도가 아주 넓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특성들 중 제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성향이 '따뜻하다"라는 점이었습니다.
분명 모던한 사운드 특성을 갖고있는데, 음색은 어딘가 빈티지함도 갖고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물론, 어느 물건이나 100% 만족을 주기는 힘들죠.
이걸 단점?이라 해야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첫번쨰로, 험싱 전환이 안됩니다.
뭐 이미 싱글픽업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픽업이라 굳이 필요하지는 않겠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사용가능한 톤이 줄어든 느낌이라 뭔가 아쉽네요 ㅠㅠ 저만 그런지......
번째로, 하이 음역대가 조금 아쉽네요.
시원하게 뻥뻥 뜷리는 드라이브 사운드를 찾으시는 분들께는 다른 모델을 추천드리고싶네요.
레인지 커버는 가능하지만, 뭔가 특유의 따뜻한 느낌이 공격적인 메탈사운드에는 맞지않는 것 같습니다.
미드 베이스가 많아서 벙벙대는 느낌이 아닌, 그냥 하이쪽 음역대가 너무 부드러운 느낌이랄까요.
이 글을 마치며
사실 유명 브랜드에서 보증된 픽업은 아니다보니 처음 써볼 땐 걱정도 많이 되었던 게 사실입니다.
(심지어 가장 유명하고 인기있는 던컨 jb 시리즈에서 교체를 감행한 것이니까요)
픽업 교체하러 샵에 가는 순간까지도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몇주정도 진득히 사용해보니 쓰면 쓸수록 만족도가 높아져서
현재는 새로 작업할 프로젝트에도 이 픽업으로 녹음을 하고 있습니다.
강점이 뚜렷한 픽업이라 연주하는 재미가 있네요ㅎㅎ
세션플레이어같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내야하는 분들께 추천할만한 픽업입니다
저번에 뮬게시판에 올렸던 Over the Abyss 라는 연주곡에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아직도 메인에 드문드문 뜨고 있는데요;
이번달 안에 PRS 대신 이 픽업과 ESP 기타를 이용해서 제대로된 녹음을 올려볼테니
사용기보고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해주셔도 좋을것 같습니다ㅎㅎ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